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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감자 샐러드

바이에른식 감자 샐러드: 이론을 탄탄히 [1편]

by 7$ 2024. 4. 19.

독일 여행 중 뮌헨에 머물며 먹었던 감자 샐러드가 가끔씩 먹고 싶다. 독일식 감자 샐러드는 지역에 따라 맛과 재료가 다른데, 북부 지방의 감자 샐러드는 마요네즈나 크림이 들어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 반면 남부 지역인 바이에른식 감자 샐러드는 식초와 식물성 오일 기반의 드레싱으로 전통적이며 산뜻한 느낌의 맛을 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바이에른 지방의 감자 샐러드이다. 구글링한 레시피를 따라서 집에서 여러번 만들어 봤지만, 그 맛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바이에른식 감자 샐러드의 맛을 찾아보자.

바이에른식 감자 샐러드
북부 지역의 감자 샐러드

 
서울에서 독일 레스토랑을 찾아가도 감자 튀김만 나올 뿐 감자 샐러드는 본 적이 없다. 최근 다시 검색해보니 미사역에 있는 독일인 셰프가 운영하는 '엘레판트'라는 레스토랑은 슈니첼에 감자 샐러드가 곁들여 나오는 것 같다. 언젠가 한 번 가봐야겠다. 
 
1. 감자
감자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만큼 감자를 사랑하는 독일은 EU에서 가장 많은 감자를 경작하는 나라이며, 종류도 200여 가지에 이른다. 감자 샐러드의 감자는 독일어로 Cilena, Ditta, Linda, Nicola, Sieglinde 품종을 사용하라고 하는데 "Festkochende Kartoffel"로 단단하고 밀도가 높은 감자이다. 즉, 전분이 적은 감자를 골라야 한다. 미국 감자 중에는 진한 노란색과 향 그리고 부서지지 않고 모양을 잘 유지하는 성질이 비슷한 Yukon Gold 감자가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감자 중에서 비슷한 것을 고른다면 "점질 감자"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점질 감자를 검색해보면 추백, 대지, 서홍 등의 감자가 나오는데 철이 아니라면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 생산되는 감자의 70%가 중간질 감자인 수미이기 때문이다. 전분이 많은 감자는 "분질 감자"라고 하는데 잘못 선택한다면 쫀득한 식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샐러드가 죽이 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감자의 크기는 너무 크지 않은 중간 사이즈의 감자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점질 감자를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 감자의 품종이 명시되어있는 곳이 별로 없고, 수입 감자를 살펴보아도 전분이 많은 미국산 러셋 감자뿐이다. 품종으로 찾기 어렵다면 요리 목적으로 감자를 찾아보기로 했다. 조림용, 찜용, 통구이용 감자를 구매해보아야겠다. 


2. 식초
레시피의 식초라는 단어만 보고 '신 맛만 추가하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사과 식초를 때려 넣었던 과거의 내 감자 샐러드는 정말 맛이 없었다. 다시 찾아본 레시피에는 사과 식초와 발사믹 식초는 사용하지 말고 화이트 식초를 사용하라고 명시되어있었다. 화이트 식초? 그게 뭐지? 내가 레시피를 참고한 블로그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A vinegar very commonly used in Germany for this salad and salad dressings is called 
Essig Essenz (can also be found in some Asian grocery stores – Koreans like to use it for kimchi).

한국인들이 김치에 식초를 넣진 않는데... 장아찌도 김치라고 볼 수 있으려나.. 흠.. 어쨌든 원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Essig Essenz를 검색해보았다. 

아시안 식료품점으로 납품되는 상품은 한글까지 적혀있다. 한인들도 좋아하는 식초인것을 보니 맛이 보장된 제품인듯하다. 빙초산인가..? 홈페이지에서는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아세트산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쇼핑몰에서는 증류 식초로 적혀있다. 그런데 어째 제품 소개에 요리 방법 보다 청소 방법이 더 많이 나열되어 있다.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려면 해외 배송뿐, 국내 제품 중 화이트 식초를 검색해보면 오뚜기 화이트 식초가 제일 먼저 나오고, 미국 제품인 하인즈 디스틸드 화이트 식초가 두번째로 나온다. 두 가지 모두 주정을 원료로한 증류 식초이다. 화이트 식초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음식에 방해되는 맛 없이 산뜻한 맛을 낸다고 한다. 사용 후기를 보니 모두 청소용, 빨래용으로 사용하고있다. 왜 요리용 후기는 없는거지...? 또 다른 레시피에는 화이트 와인 식초를 사용하라고 적혀있기도 하다. 일단 오뚜기 화이트 식초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맛이 아니라면 다음에는 화이트 와인 식초를 사용해보기로...

오뚜기 화이트 식초

 
3. 육수
쇠고기 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서양식 쇠고기 육수는 우리나라의 육수 내는 방식과 다르게 고기와 뼈, 각종 야채(샐러리 등 향신료도 첨가됨)를 오븐에 구운 후 육수를 낸다. 독일 요리사들의 육수 레시피를 찾아보니 재료들을 오븐에 굽지는 않았지만 양파만은 꼭 후라이팬에 그을려서 넣는다. 요즘에는 편의를 위한 스톡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어 쇠고기 스톡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베지테리안이라면 채소 육수를 사용해도 된다. 아무래도 향신료 등의 차이가 있어 유럽에서 수입된 스톡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나는 국내산 공산품 쇠고기 다시다를 사용해보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뜨거운 육수를 감자에 붓는 것이다. 감자가 이 육수를 모두 흡수해야한다. 
 
4. 오일
전통적인 방법으로 쇠고기를 직접 우린 육수는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있지만, 스톡이나 육수를 마트에서 구매했다면 기름기가 제거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오일이 필요하다. 향과 맛이 없을 無인 중성 식용류를 사용해야한다. 올리브유 처럼 알싸하고 향이 나는 오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식용유 등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5.머스터드
독일 머스터드를 사용하라는데 도무지 감이 오질 않는다.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연겨자랑은 다르겠지, 맛이 없었으니까... 허니 머스터드도 안 되겠지, 맛이 없었으니까... 독일인 요리사의 영상을 보니 어떤 느낌의 소스인지는 살짝 감이 왔다. 소시지에 곁들여 먹었던 소스 같다. 겨자맛이 부드럽게 나면서 코가 맵고 쌉싸름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레시피를 좀 더 살펴 보니 독일 머스터드를 구할 수 없다면 "Yellow mustard"를 사용하라고 되어있다. 하인즈 옐로우 머스터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Od_YSFWXAhE&list=WL&index=1&t=355s

 

하인즈 옐로우 머스터드

 

6. 양파
양파는 매운맛이 덜 한 적양파를 사용해도 되고, 일반 양파를 사용해도 된다. 양파를 아삭하게 먹고 싶다면 육수를 끓일 때 넣으면 된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재빨리 불을 끄기 때문에 양파가 물러지지 않을 것이다. 양파의 매운맛이 싫다면 양파를 투명해질때 까지 볶으면 된다.
 
7. 쪽파 또는 실파
독일어 레시피에는 "Schnittlauch"라고 쓰여있고, 번역해보면 "chives"라고 나온다. 차이브는 부추인데 내가 먹어본 감자 샐러드는 부추 맛이 아니라 파 맛이 났다. 서양에서의 부추는 종류가 다른듯 한데 쪽파나 실파를 사용하면 된다. 깨소금 뿌리듯 감자 샐러드 위에 뿌릴 용도이다.


8. 파슬리(생략 가능)
건조된 파슬리 가루를 사용해도 되지만, 생 파슬리를 사용하면 더욱 맛있다. 파슬리를 싫어한다면 생략 가능하다. 잎사귀가 넓은 이태리 파슬리를 사용하면 좋다.

재료
껍질까지 않은 감자 1kg 
양파 1개
쇠고기 육수 1컵(물 + 쇠고기 다시다)
화이트 식초 3 Ts
소금 3/4 Ts
후추 1/2 Ts
설탕 1 Ts
머스터드 2 Ts
오일 1/3 컵
이태리 파슬리 10g
다진 쪽파 10g

레시피
1. 감자를 껍질째 소금물에 삶는다. 감자가 익으면 손으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식혀서 껍질을 벗기고 슬라이스 한다.
2. 커다란 유리 믹싱볼에 슬라이스한 감자와 다진 파슬리를 담는다. 유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식초를 사용한 요리를 하루 이상 담아놓아야 하기 때문.
3. 냄비에 쇠고기 육수를 붓고 식초, 머스터드, 설탕, 소금, 후추를 섞는다. 
(양파를 먼저 투명해질때까지 볶는 방법도 있다.)
4. 다진 양파를 육수에 넣고 빠르게 한 번 끓인다. 육수가 팔팔 끓어 오르면 재빨리 불을 끈다.
5. 뜨거운 육수를 감자위에 붓는다. 위 아래로 감자가 깨지지 않게 주걱으로 뒤집어주며 감자에 육수를 골고루 섞는다. 그대로 뚜껑을 덮고 상온에서 최소 1시간 재운다. 
6. 바닥에 흐르는 육수 없이 감자가 모두 흡수할 것이다. 오일을 넣고 조심스럽게 섞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7. 먹기 전에 냉장고에 적어도 30분은 넣어둬야 맛이 난다. 냉장고에서 하루가 지났을 때가 최고의 맛.
8. 잘 재운 감자 샐러드를 접시에 옮겨 담아 다진 쪽파와 파슬리를 위에 뿌려 내놓는다.

https://youtube.com/shorts/X4ju55HzoUA?si=IJNQPMyZ6y9Vdcc9


  
자,
이렇게 이론은 마무리 했고 이제 실습으로 들어가보자. 다음 2편에서 계속...

 


참고 사이트
https://www.einfachkochen.de/rezepte/bayrischer-kartoffelsalat-so-schlotzig-wie-von-oma
https://www.daringgourmet.com/restaurant-style-schwabischer-kartoffelsalat-swabian-potato-salad/
https://www.youtube.com/watch?v=Od_YSFWXAhE&list=WL&index=1&t=35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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