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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감자 샐러드

바이에른식 감자 샐러드: 실전은 어려워 [2편]

by 7$ 2024. 5. 19.

 
자, 모든 재료와 레시피가 준비 되었다. 1편에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실습에 옮겼다. 아쉽게도 진지하게 임한 첫 시도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전의 실패한 맛 보다는 훨씬 개선되었다. 성공과 실수를 되돌아보고 다시 도전해보자.
 

첫 번째

 

조림용 감자

가장 많이 걱정했던 감자는 조림용 감자를 선택하였다. 크기가 작고 단단한 성질이 감자 샐러드와 어울릴 것 같았다. 삶아서 썰었을때 다행히 모양이 많이 흐트러지지 않고 외형을 잘 유지했다. 하얀 색상과 쫀득한 식감이 부족해서 아쉬웠지만 감자의 맛은 예상보다 훌륭했다. 삶은 감자를 만져보니 감자를 삶을때 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매끈하게 유지하고 있는 개체들은 육질이 단단하고 쫀득했지만, 껍질이 저절로 벗겨진 것들은 확실히 단단함 없이 잘게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챗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감자의 껍질과 감자 사이의 결합력은 감자의 전분 함량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전분이 많은 감자는 껍질과 감자 사이의 결합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삶는 과정에서 껍질이 자연스럽게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탈리아 파슬리

잎사귀가 넓고 부드러운 이탈리아 파슬리는 감자 샐러드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려주었다. 필수 재료는 아니지만 넣어보니 맛에 생기가 생긴다. 이론편에서 조사하여 구매했던 재료들은 모두 적절했다. 맛이 잘 구현되었지만 계량하는 것에 있어 몇 가지 실수를 했다.
 
실수 1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양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이 감자 샐러드는 냉장고에 두고 두고 꺼내먹는 음식이라 레시피의 계량 수준이 샐러드 볼에 한 가득 차야하는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감자 샐러드를 먹을때 마다 실수를 곱씹었다. 다음엔 양을 반으로 줄여서 해보자.

실수 2
처음 접하는 재료는 그 맛을 알고 음식에 넣어야 한다. 하인즈 옐로우 머스터드에는 식초가 이미 들어가있다. 무슨 자신감에 맛도 안 보고 머스터드 소스에 식초까지 콸콸 부었는지, 침이 줄줄 나올정도로 너무 신 샐러드가 되어버렸다. 육수를 붓기 전에라도 육수 맛을 봤어야했다. 다음에는 머스터드를 넣은 육수에 맛을 보며 식초를 조절해서 넣어야겠다.
 
실수 3
육수 양 조절의 실패. 감자가 육수를 모두 흡수할 줄 알았지만 육수 양이 너무 많았는지 국물이 흥건하게 남아있었다. 볼에 담긴 감자의 3/5 정도 까지만 붓는 것이 적당할 듯 하다.
 
실수 4
파란색 색감을 살리고 싶다면 파와 파슬리는 감자 샐러드가 다 식은 후 버무리도록 하자. 뜨거운 육수 때문에 파와 파슬리가 익어버려 색이 좋지 않게 변해버렸다.


첫 시도의 감자 샐러드

 
감자가 하얀색이라서 좀 아쉽다. 다음번에는 속이 노란 감자를 구해서 요리해봐야겠다.
 

두 번째

 
지난 번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 아주 성공적인 감자 샐러드가 완성되었다!!

  1. 실패에 대비한 양 줄이기. 제대로된 맛을 낼 때까지는 소량으로 만들기로했다.
  2. 하인즈 옐로우 머스터드 소스와 식초의 계량. 육수에 머스터드를 적당량 넣고 맛을 봤다. 그리고 부족한 신 맛을 식초로 채웠다. 맛을 계속 보며 너무 시어지지 않게  조절했다. 첫 번째 시도에 비해 식초가 1/5 정도만 들어갔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식초를 넣었던거야 ㅠ
  3. 육수 양 줄이기. 감자가 육수를 모두 흡수해 흥건하지 않은 감자 샐러드가 되었다.
  4. 감자 샐러드를 차갑게 식힌 후 파와 파슬리 넣어 주었다. 색감이 좋아 더 맛있어 보인다.

 

점심 샐러드 도시락에 감자 샐러드도 곁들여 보았다.


첫 번째 시도의 실수를 만회한 샐러드는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내었다. 드디어 내가 원하던 맛이 나왔다. 레시피대로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하니 더 맛있어졌다. 자신감이 붙었다. 독일식 감자 샐러드는 김치처럼 집집마다 고유의 맛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 여러번 더 만들어 봐야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야겠다.
 
 
 
 

세 번째

 
속이 노란 홍감자를 인터넷에서 구매했다. 구매한 쇼핑몰에서 상품사진와 소개글을 보면 카스테라 감자 라고 부르며 포슬포슬한게 전분이 많아 보인다. 서홍 품종(점질 감자)이 아닌가...? 품종을 문의해보고 살 걸 그랬다. 일단 한 번 삶아보자.

끓고 있는 냄비 뚜껑을 열어보니 감자 몇 개가 완전히 물에 풀어져서 껍데기만 둥둥 떠있었다. 수미 감자는 한 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ㅜ 당황스러워서 불을 끄고 감자를 건져냈다. 갈라져있는 감자를 보니 굉장히 포슬포슬했다. 아마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들이 물 속에서 풀어졌나보다. 다음에는 물에 삶지 말고 스팀으로 쪄야겠다.



완성!
감자 색깔도 노란게 아주 맘에 들고 맛있어서 만족 스럽다. 앞으로 이렇게만 만들면 되겠다~

하지만 감자를 익히는 방식은 우리나라 감자 성질에 맞춰 적절한 방법으로 연구해봐야겠다.
우려하는 것은 FM대로 하지 않아도 맛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점.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될 것 같다. 지난 세 번의 시도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삶은 감자의 껍질을 까는 노동이다. 감자를 냄비에 삶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어떤 감자는 물에 풀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껍질을 까는 작업은 생각보다 섬세해야했다.  레시피 영상을 보니 독일 삶은 감자는 단단해보이고 껍질도 깔끔하게 잘 벗겨진다...ㅠㅠ  국내 감자는 껍질에 붙은 감자분이 손과 과도에 끈적끈적하게 달라 붙어서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껍질을 필러로 깎은 후 소금물에 담가 전분기를 뺀 후 감자를 익히는 방법으로 하면 안 될까? 오히려 더 번거로울까?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요리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감이 오질 않는다. 한 번 해봐야 알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감자 익히는 방식을 연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