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가까운곳에 위치한 시장에 빵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가게라고 하기에는 너무 협소해 노점처럼 느껴집니다.
빵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시장을 여러 날 오고 가면서도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그 조그마한 공간에서 빵을 가득이 굽고 있는 모습은 힐끔 쳐다보기만 해도 신기했습니다. 그 가게는 가판 위에 다양한 빵들을 진열해놓고 판매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좁은 곳에서 빵을 만들지? 주방 도구들도 놓을 공간이 없어 보이는데... 참 대단하다.'
며칠 전부터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에서 파는 카스테라가 아닌 아저씨가 운영하는 옛날 빵집에서 사 먹던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보드랍고 달콤한 그런 카스테라가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이 가게에서 한 번도 빵을 사 먹어본 적은 없지만 카스테라가 먹고 싶어 퇴근 후 일부러 시장엘 갔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오븐을 정리하고 계셨고, 아주머니께서 손님을 맞으셨습니다. 가판 위를 보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이런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만들어 내나 싶을정도로 여러가지의 빵들이 가득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그 수상함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 중 딱 제가 원하던 비쥬얼의 카스테라가 있었습니다.
'아 저기있다! 맛있겠다!'
"저 카스테라 얼마에요?"
"이거요? 3,500원 입니다."
"2봉지 주세요."
아주머니께서는 검은 비닐봉지 한 장을 탁 뜯어 카스테라 2봉을 담아주십니다.
"7,000원 입니다."
휴대폰을 꺼내 삼성 페이를 켜는데,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카드 되요?"
"죄송합니다. 카드는.. 안 되요."
"아.. 그럼 현금으로 할게요.."이때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지말고 되돌아 나올걸...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너무 배고프고 맛보고 싶은 마음에 집으로 달려와 빵을 뜯었습니다.
'아.. 젠장... 냄새가.. 안 맛있어...'
냄새부터... 맛이 없는 냄새가 납니다. 신선한 빵의 향이 아니었습니다.
한 조각 뜯어 먹어 보았습니다.
'와씨.. 이거 며칠된 빵이야..'
맛도 없고, 냄새도 이상하고, 촉감도 퍽퍽 푸석푸석...
세안 할때 사용하는 바닷속 생물 '해면'같은 느낌입니다.
상한 계란으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계란의 향도 이상했습니다.
이런 상태의 빵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이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납니다. 심지어 현금을 주고 샀는데...
아직 뜯지 않은 한 봉지는 환불을 하려다 말았습니다.
아 이제야 알겠습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빵들을 내놓고 팔 수 있었는지...
퇴근 시간에 찾아 갔는데도 왜 아직도 가판에 빵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는지...
팔리지 않아 몇 날 며칠 쌓여있던 빵인것인지, 정말 그곳에서 구운 빵이 맞는 것인지...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고, 먹고 싶은 빵이 있더라도 '안전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가겠다고 다짐을 했고, 정말 정말 먹고싶다면 백화점을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답니다.
다음번 시장을 지나갈 일이 생기면 그 빵집..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습니다.
'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도날드] 이달의 해피밀 '해즈브로 게임' (2020/02/16) (1) | 2020.02.16 |
---|---|
[용산/아이파크몰] 매드 포 갈릭 4인 프리미엄 세트, 베샤멜 라구 파스타 (0) | 2020.02.15 |
[영등포맛집]역전할머니맥주1982 (0) | 2020.02.10 |
BHC 치킨 온라인 주문은 취소가 힘들군요. 15분 걸렸어요.ㅎ (0) | 2020.02.09 |
[타임스퀘어] 인도음식점 강가 존맛탱! (0) | 2020.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