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TIP

발전에 실패한 회사에서 살펴본 문제점

by 7$ 2024. 6. 5.

나는 6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회사는 몇 년간 적자가 발생하자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였고, 나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

 

내가 입사 할 당시 회사는 규모를 확장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이지만 매출이 꽤나 높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위한 인력을 뽑는데 투자를 하고있었다. 입사 후 2년 동안 회사는 센터 확장, 서비스 품질 개선,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했다. 부족했던 많은 것이 개선되긴 했지만 이 서비스의 본질적인 이슈는 해결하지 않았다.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기본을 갖추지 못한 서비스임이 드러났다. 운이 좋게도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고, 대기업의 투자도 받았다. 사무실도 좋은 곳으로 이전하며 사업 번창의 의지를 다졌다.

회사는 목표했던 것들이 어느정도 진행되자마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인 것 처럼 과거 업계의 전형적인 마케팅 수단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마치 흥행 보증 수표로 여기고 비용을 쏟았다. 기업의 개성에 맞춰 발전시켜서 활용했다면 좋은 평이 나올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타 경쟁사와 차별점이 없는 운영 방식은 결국 어렵게 모아온 고객들을 떠나보내는 결과를 낳았다. 개성있던 서비스로 단숨에 치솟았던 매출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서비스를 개발하던 직원들은 매출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기획안에 의구심을 품었는데, 기획에겐 설득력있는 논리가 없었고 그저 이것을 적대적인 행동으로 여기며 골이 생기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의견이 수렴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흥행 보증 수표로 여기던 서비스 기획과 마케팅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 두 번의 실패로 회사가 무너지진 않는다. 위와 같은 실패가 몇 년에 걸쳐 수 차례 반복되었고,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회사는 생과 사를 걸고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신예 회사의 파격적인 마케팅 방법을 벤치 마킹 하는 것. 직원들은 레퍼런스 서비스를 사용해보며 장단점을 파악했다.

신규 고객은 증가할 것 같았지만, 매출이 오를 것 같진 않았다.

회사가 기대하는 바가 고객 유입인지, 아니면 매출 증가인지 알 수 없었다. 직원들에게는 설명을 해주지 않기 때문. 본부 임원은 마치 도박을 하듯 '이거 실패하면 우린 끝난다.' 같은 뉘앙스로 직원들을 독촉했다.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뚝 떨어졌다. '반드시 잘 될 것이니 열심히 해봅시다.'도 아니고 협박하는건가 싶었다. 

레퍼런스 수준에 못 미치는 서비스라도 이러나 저러나 시키는대로 일을 진행해야 했다. 의견을 내는 것이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격이라고 느낀 직원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하라는대로만 하면 만사형통인데 입 아프게 얘기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인식이 생긴것이다. 많은 직원들은 기업의 성장에 대해서는 관심이 떨어졌고 열정 없이 1차원적으로만 일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경쟁 업체의 서비스를 적나라할 정도로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회사의 정체성도 사라지고 직원들은 수치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지어 따라하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서비스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하니 잘 될 턱이 없었다. 새로 만드는 서비스가 이상하다고 느껴도 대꾸하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회사는 연달아 적자를 기록했다. 수백억의 적자가 발생하고 수습 불가인 상황이 오자 회사는 결국 연봉 동결을 선언하고 사업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말단 직원들이 잘려나갔다.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사라지는 직원들.. 빈 자리가 점점 늘어났다. 회사는 이렇게 상황이 어려워진 이유를 경기 침체로 꼽았다.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진심으로 경영진들은 경제 상황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제는 남아있는 소수의 직원들이 나간 사람들의 몫까지 감당해야한다. 이 곳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는 퇴사하기로 결심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했다.